일드맥스 고배당 8개월 후기 – 무인아이스크림집 대신 선택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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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무인아이스크림집과 일드맥스 사이에서 고민하던 생각의 정리이다.

🧊 권리금 4500만원이 부담스러워서

작년 연말쯤 무인아이스크림집 인수를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옆 건물에 매각 나온 무인아이스크림집을 보고 사장님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눴다. 패시브로 돌릴만한 사업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였는데, 권리금 4500만원이라는 숫자 앞에서 인수가 망설여졌다.

아이스크림과 스낵류 빼고는 사실상 모든 게 렌탈인데, 가게 자산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동네 상권에 4500만원이라는 권리금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결국 포기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커버드콜 ETF 붐이 일어났다. 일정한 현금흐름을 받는 고배당주 커버드콜이 특히 인기였고, 고정적인 직장이 없는 내게는 현금흐름이 나름 중요했다. 매번 매매차익을 신경쓰기에는 실력도 한참 모자르고 불안했는데, 무인아이스크림집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얼추 이론상으로는 괜찮아 보여서 고배당 투자를 시작했다.

💰 8개월간 들어온 돈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은 $12,400이고 현재 환율로 계산해보면 약 1700만원이다. 기타 배당까지 합치면 얼추 2300만원 정도 된다. 월평균으로 치면 거의 290만원씩 꾸준히 들어온 셈이다.

처음엔 신기했다. 매달 계좌에 돈이 들어오는 게 마치 월급을 받는 느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배당 확인하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이것도 당연하게 느껴졌다. 아니, 오히려 “이번 달은 왜 이렇게 적게 들어왔지?” 라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더해졌다.

📉 하지만 원금은 깎였다

문제는 스트레스 뿐만이 아니였다. 나의 원금이 계속 녹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투자원금은 약 $65,400 정도인데, 평가손익은 -$8,300. 약 12퍼센트 정도 손실 상태다. 배당은 꾸준히 받았지만 원금이 깎인 것이다.

TR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약 6% 정도 플러스 이고, 나쁘지 않은 수치 같지만, 같은 기간 시장수익률과 비교하면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다. 즉, 당장의 현금흐름에 배팅하느라 기회비용을 놓친 셈이다.

22개 종목들 중에서 기대 이상인 건 딱히 없었고, 기대 이하인 것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여기서 기대 이하인 것들은 주가도 마이너스인데, 토탈리턴까지도 마이너스인 종목들이다.

😴 배당받으면 게을러진다

매월 배당 받으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생각보다 게을러진다는 것이다. 매달 290만원씩 들어오니까 뭔가 안정감이 생기면서 적극적인 투자에 대한 동기가 줄어들었다.

예전엔 하루종일 차트 보면서 “언제 사고, 언제 팔지” 이런것들을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약간 치열함(?)같은 헝그리 정신이 많이 없어졌다. 그래도 뇌동매매는 확실히 줄어들었고, 몸으로 얻어맞으면서 고배당에 대한 위험을 직시하니 그만큼 공부나 검색도 더 해보는 요즘이다.

그리고 배당의 긍정적인 면도 분명 체감 하였다. 그것은 마음편한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매달 확실하게 들어오는 돈이 있다는 건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 무인아이스크림집과 비교해보니

다시 무인 사업이야기를 해보면, 권리금 4500만원이 부담스러워서 포기했던 무인아이스크림집과 비교해보면 묘하다. 당시에 그 무인아이스크림집은 월 70만원 정도 순이익을 내고 있었는데. 4500만원 회수하려면 약 4.5년 정도 걸리는 셈이다.

같은 4500만원으로 일드맥스에 투자했다면 당시 시가 배당률로 월 145만원 정도 배당이 나올 텐데, 그럼 3.5년이면 회수되는 것이었다. 현금흐름으로만 보면 일드맥스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무인아이스크림집은 실물 사업이라 매각할 때 권리금이 그대로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일드맥스는 지금처럼 원금이 깎일 수도 있다는 걸 느끼면서, 결국 출구 전략에서 승패가 갈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물론 유동성 면에서는 금융상품이 훨씬 낫다. 무인아이스크림집은 팔고 싶어도 바로 못 팔지만, 이건 언제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둘 다 쉬운 돈벌이는 아니라는 점이다.

📊 현실적인 결론

8개월 해본 결론은 고배당만으로는 시장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TR 기준 6% 수익률은 나쁘지 않지만,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다.

결국 코어자산을 함께 섞어가는 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고배당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고, 실제 수익률은 다른 곳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깨달음이다.

🎯 앞으로 어떻게 할까

그래도 완전히 포기할 생각은 없다. 비중을 조금씩 조절해나갈 생각이지만, 현금흐름이 좋다고 해서 무리하면서 까지 물량을 2배 3배 늘릴 생각은 없다. 어디까지나 1억 내외에서 움직일 것 같다.

결국 내 목표는 민박집 운영인데, 그러려면 일단 돈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한 방에 몇 배 벌어서 빨리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렇게 했다가 다 날릴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요즘은 스크리닝 도구 만드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 RSI, 볼린저밴드 이런 걸로 스윙할 만한 종목들을 찾아보는 거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냥 눈대중으로 하는 것보다는 낫다.

무인아이스크림집 대신 선택한 길이 정답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쉬운 돈벌이는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8개월 전 권리금 4500만원이 부담스러워 망설였던 그때처럼, 지금도 여전히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투자에서 정답은 없다. 각자의 상황과 성향에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뿐이다. 나처럼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적어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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